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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도 이슈가 되서 뉴스 기사와 유튜브 영상을 좀 보다가 이건 아닌데 싶어서 글 남깁니다.

이런 사회문제 글은 오랜만이네요.

 

몇 가지는 먼저 가정하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1. 민식이 부모님이 어떻게 했는지는 다루지 않습니다. 전체 인터뷰를 본 것도 아니고 어떤 과정이 있는지 모릅니다.

전 사고 영상을 보고 그 내용만을 말하려고 합니다.

어머니가 손 흔들었다 머 이런 내용 많은데 아무리 찾아도 영상을 못 찾았습니다.

 

2. 민식이법이 과잉 처벌이냐 아니냐 등은 말하지 않습니다. 사건 영상만 말하려고 합니다.

 

3. 횡단보도여도 아이들이 차를 안 살피고 뛴 것은 잘 못 입니다. 하지만 횡단보도는 보행자 우선이 맞습니다.

무신호 횡단보도인데 무단 횡단했다는 이상한 가짜뉴스도 많더군요.

 

이런 댓글들이 엄청 많더군요.

 

민식이 사건은 가해자가 피해자다.

저건 슈마허가 와도 못 피한다.

 

 

등의 댓글이 엄청나게 많더군요.

다들 운전을 하시는 분들처럼 애기하던데.. 정말 운전하시는 분들 맞는지 먼저 의심이 됩니다.

 

운전자가 그럼 어떤 잘 못을 했는지 같은 운전자 관점에서 말해 보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20살부터 운전을 했고, 운전병을 다녀왔으며 외국에 다녀온 2년을 빼고 15년째 운전 중입니다.

군인시절에는 긴급후송 전문 앰뷸란스 운전을 하며 신호무시, 역주행 등 긴급 환자 이송으로 인해 

다양한 경험을 했습니다.

 

운전자 어떤 점이 문제였을까?

 

1. 민식이 사건의 블랙박스 영상이 후방 카메라로 찍힌 영상이라 이 부분은 가해 차량 속도나 차종을 생각해 유추해 봅니다.

가해 차량 운전자 입장에서 사거리(해당 신호등 있는 곳 앞이 사거리라고 합니다) 를 지나는 중간쯤이나 그 후에

아이들이 횡단보도에 서있거나 빠르게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영상만 보다보니 앞에 상황을 전혀 생각하지 않더군요.

차가 오고 아이들이 뛰어든 모습만 보면서 얘기를 하는게 안타까웠습니다.

차종은 코란도 즉, SUV였기 때문에 위에 말한 모습은 충분히 보였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보였다면 횡단보도 진입 시, 더욱 주의했어야 합니다.

 

 

2. 그 앞에 상황에서도 횡단보도 반대편이 정말 안 보였다면?

1번의 횡단보도 진입 전에 아이들이 뛰어오거나 횡단보도에 서 있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을 가정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런 경우는 대기 중인 차량이 버스와 같이 높은 차량일 경우만 가능할 것 같은데요.

만약에 그렇더라도 반대편 시야 확보가 전혀 안 되는 상황에도 속도를 유지한다면 잘 못 된 것이죠.

앰뷸란스로 급한 환자가 있는 상황에서도 시야 확보가 안 되면 절대 밟지 않았습니다.

차량 운전은 조금의 실수로 누군가를 죽일 수 있는 겁니다.

도박하듯이 없을 확률에 거는게 아니라 내 눈으로 보는 상황하에서 움직여야 하죠.

23.6km로 그래서 서행하지 않았냐고 하면서 스쿨존 기준 30km 이하 속도로 운행했다고 하는데,

무신호 횡단보도에 반대편에 사람이 있는지 오는지 조차 파악이 안 됐으면 본인이 반응 가능할 정도로 줄이거나,

집중해서 봤어야 하는거죠.

횡단보도니 무조건 정지다 라는 원론도 있지만, 정작 저조차 그렇게 운전하지는 않아서 거기까지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3. 시야 확보가 안 되서 속도를 느리게 하고 집중해서 운전한거라면?

이것은 말이 안 됩니다.

운전자 편드는 영상보면 다 아이가 차에 치이는 시점까지로 편집한 영상만 보여주던데요.

왜 영상을 풀로 안 보여주는지 모르겠습니다.

풀영상을 보면 차에 치이고 브레이크 밟고 서기까지가 다 나옵니다.

주의해서 운행했다면 아이가 튀어 나왔을 때 그것보다는 브레이크 반속이 빠르게 나와야 합니다.

저도 엠뷸란스 운행 당시, 사거리 시야 확보가 안 되서 속도를 죽인 상황에서 사고 경험이 있습니다.

상대는 아이가 아니고 주황신호 엑셀 밟고 달린 차량이었습니다.

적어도 아이보다는 빨랐겠죠.

그 때 마침 제가 운행하던 좋은 차량이 행군 지원을 가는 바람에 엄청 오래된 다른 엠뷸란스를 타고 있었습니다.

브레이크 등도 엉망이었죠.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차량 사고는 피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상대 차 옆면과 제 차 앞면에 어느정도의 데미지만 남았습니다.

저 차량처럼 밀고 나가지는 않았습니다.

저 차량 운전자가 정말 시야확보가 안 되서 주의했다면 아이를 밀고 나가지는 않았을 겁니다.

풀영상에서 브레이크 불 들어 오는 것을 보니 부딪치고 2.5초 후에 켜집니다.

2.5초면 아이를 보고 브레이크를 밟은게 아닙니다.

먼가 쿵하고 차량에 걸리는 느낌이 나서 밟아야 나오는 속도입니다.

그래서 보통 교통사고 시, 밀고 나가는게 아니라 부딪쳐서 사람이 튕겨 나가는 겁니다.

운전자가 정말 주의하고 운전하다가 브레이크 반응을 했다면, 아이는 부딪쳐서 튕겨 나갔을 겁니다.

깔리더라도 그렇게 질질 끌고 갈 정도까지는 절대 안 갔겠죠.

 

제가 영상을 보면서 전방 주시를 안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호 없이 눈치싸움하는 사거리는 빨리 먼저 통과하겠지만 생각에 빠져서 다른 가정을 생각 안했거나,

아니면 다른 행동을 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쿨존에 횡단보도입니다.

시야확보가 안 됐다면, 내가 반응할 수 있는 속도로 줄이고 집중했어야 합니다.

23.6km면 속도는 줄였다고 볼 수 있지만,

영상을 보고 든 생각은 사고 가능성을 염두하지도 운전에 집중하지도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가해자 입장에서 한 번의 실수로 많은 것을 잃는 부분에 대한 안타까움을 얘기할 수는 있겠지만,

가해자가 잘 못 한게 없다는 식의 글들이 너무 많아서 글 남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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