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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죽음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투명에가까운블루 2016. 5. 25. 00:22

오늘은 슬픔일이 있었다.. 매우.. 아주.. 말로 못하도록..

슬픔이란 무엇일까?
Out of focus > Blur > Clear

짧게 표현하면 어쩌면 이런 느낌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죽음과 마주한다.
그 횟수는 모두가 다를 것이다.
나는 어려서 가장 큰 슬픔과 마주했다.
내 삶을 나 자신을 송두리채 바꿔버릴 슬픔과...


세상에 모든 죽음이 예고되진 않는다.
예고되지 않은 죽음과 마주칠 때 우리는 현실감각을 잃는다.
장례식장의 사진을 발견했을 때 그 때 잠시 현실로 돌아오고 다시 잃는다.
그리고 상상한다.
그 사람과의 기억을 나에게 그 사람을 대표하는 물건이나 이미지 때로는 영상을...


그것이 예고된 죽음일 때 우리는 아팠던 모습을 떠올린다. 그래서 좀 더 쉽게 받아 들일 수 있다.

그러나 예고되지 않은 죽음일 때 우리는 평범한 일상을 떠올린다.
나한테 음식을 만들어주는 모습.. 나를 바라보는 모습..
그리고 귓가에 나를 부르던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려댄다.
그것들은 너무 평범하고 당연해서 죽음과는 동떨어져 존재한다.
그래서 우리는 예고되지 않은 죽음을 받아들이기가 더욱 힘들다.


마치 유리창 밖의 비처럼 슬프지만 현실적이지 않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다.
담긴 감정들이 밖으로 표현되지 않으면 로봇과 같다.
우리는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았기에 로봇과 같은 상태가 지속되면 고장이 난다.


예고되지 않은 죽음은 이래서 무섭다.
현실감각을 잃어 제대로 슬퍼하지 못한다.
소리쳐 외치지 못한다.
자신의 감정을 다 배설하지 못한다.

그렇게 내 안 어딘가에 뭉쳐있던 감정이 어느 날 문득 무엇과 만났을 때 분출되어 우리는 무너진다.

사진을 3시간동안 바라보고 있어도 잠시 나와 담배를 피고 있으면 늘 그렇듯 날 부르는 목소리 들려오는 5월24일 어느 밤..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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