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민주주의는 막연히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때의 나에게 민주주의는 만병통치약처럼 항상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고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존재로 여겨졌다. 그리고 이 생각은 몇 년전까지는 유지되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사회의 민주성을 나타내는 언론의 자유지수는 계속 떨어지고, 촛불 들고 시위하는 시민에게 물대포를 쏘고 캡사이신을 뿌려대는 내가 어릴적에도 잘 보지 못한 모습들.. 9시 뉴스 시작전에 대통령 얼굴만 나오면 완벽할 정도로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모습들.. 그리고 그런 짓을 하는 정권이 민주주의 상징인 투표로 뽑았다는 사실. 그런 짓을 반복해도 또 투표가 그들의 손을 들어준다. 민주주의에서 가장 존중해야할 선거에서 부정이 일어나고.. 그래도 지지율은 떨어지지 않는 이상한 현실. 민주..
3년전까지도 난 정치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친해지게 된 지인이 마침 정치에 관심이 많아서 이런저런 주제로 토론하다보니, 관심이 생기기 시작하여, 처음에는 인터넷에 올라오는 뉴스들 부터 먼저 보기 시작했다. 기사들과 그 밑에 댓글들을 보고 있으면 진보니 보수니 하는 얘기들.. 처음에는 이런 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상식에서 생각하고 판단하면 되지 않을까?' 시간이 조금 지나자 이런 생각은 틀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이 생각하는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상식이 서로 전혀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방향이 알고 싶어서 유명하다고 하는 각 진영을 대표하는 토론가들의 얘기들 인터뷰, 책 등 양쪽의 논리를 듣고 보고 내린 결론은, "내 정치 입장은 진보에 가깝다." 하지만..
스물 살 때 한창 일본 영화에 빠졌던 시기가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다양한 영화를 많이 접하였고, 덜 유명한 영화를 찾다 보니 일본영화가 많았다." 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다. 사람들과 가끔 영화를 하다보면 일본영화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사람이 다수 있는 것 같다. 누군가는 '그 특유의 오버스러움이' '너무 잔잔해서' '뜬금없이 특이해서' 등의 이유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앙: 단팥 인생 이야기" 는 나누어 보자면, '너무 잔잔해서'에 가까운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위의 글만 보고 나면 왠지 이 영화에 대해 안 좋게 말하는 것 같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나와서 같이 본 친구에게 처음 한 말은, "올해 본 영화 중에 제일 좋았어" 였다. 최근에 본 영화도 있고 해서 지금은 생각이 다르지만, 그만큼 ..
극장에서 처음 혼자 본 영화 "미스터 레오스 카락스" 이 영화는 간단히 말해 많은 매니아를 가진 레오스 카락스 감독에 대해 그의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들과 스탭들을 통해 들어보는 평전 느낌의 다큐멘터리다. 개인적으로 그의 영화를 많이 접해 보진 않았지만, 홀리 모터스를 보려고 생각하던 참에 영화가 개봉한 것을 보고 영화에 재미를 더할 수 있을 것 같아 먼저 보게 되었다. 나는 광고일을 해와서 인지 기본적으로 예술가들에 대한 동경이 있다. 특히 레오스 카락스 감독과 같이 그 테두리의 예술가들 사이에서도 독특한 존재에 대해서는 더욱 궁금증을 갖게 된다. 내가 느낀 그의 영화들은 현실적인 일을 초현실적인 스토리를 통해 현실적으로 표현한다는 느낌이라고 할까.. 성기 노출이나 과다출혈 등을 아무렇지 않게 영화에 담..
어제 본 2편의 영화 [러브인 프로방스, 미스터 레오스 카락스] 중 러브인 프로방스 리뷰를 먼저 쓰려고 한다. 사실 먼저 본 영화는 '미스터 레오스 카락스' 지만 이 영화를 먼저 쓰는 이유는 단순히 이 영화가 너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간단한 스토리] 부모의 이혼으로 여름방학을 할아버지댁에서 보내게 된 3남매. 태어나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할아버지와 그들에게는 상상도 못한 시골 마을 프로방스에서 서로 이해하고 상처를 치유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요즘 흔히 말하는 힐링 영화.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만나는 장 르노만으로도 기대가 된 영화. 레옹을 계기로 알게된 장르노의 매력을 느끼게 해준 영화는 그랑블루 입니다. 첫 장면에서 할머니와 아드리엔과 레아 3명이 대화를 하는데 이 대화 소리를 배제한채 음악만..